밭과 다른 조건을 가지고 있는 논의 토양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논 토양은 일반적으로 담수가 이루어진 상태다. 물이 채워져 있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물속에 산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산소는 공급된다고 볼 수 있다. 논물에는 대기 중 산소와 조류나 잡초 등의 광합성으로 배출된 산소가 녹아있다. 물을 댄 후 유기물 분해가 왕성할 때는 미생물이 소비하는 산소의 양이 논물에서 공급되는 산소보다 많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유기물 분해의 속도가 느려지고 토양 중에 분해되기 쉬운 유기물이 줄어들게 되면 토양의 상층부에서는 물속에서 공급하는 산소가 미생물이 쓰는 산소의 양보다 많아지게 된다. 그래서 표층수에서는 적갈색을 띤 철이 녹은 듯한 산화층이 생긴다. 논 토양은 색깔별로 점차 토층 분화가 일어나게 된다. 밭 토양은 토양의 표면이 항상 대기 중과 접촉하고 있어서 산화 상태에 있고 논 토양은 벼를 재배하는 동안 물이 채워진 담수상태에 있으므로 산소 공급이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논과 밭 사이에는 성분이나 상태 자체의 차이가 존재한다. 논에서도 유기물의 양이 줄어들고 온도가 낮아지면 산화상태가 일어나게 되어있다. 논은 청회색이나 회색을 띠는 경우가 많고 밭은 황갈색이나 적갈색을 띤다. 논에서는 관개수에 녹아 들어오는 양분의 천연 공급이 많지만 빗물로 인한 양분의 유실이 많다. 논의 산성도는 담수상태에서도 낮과 밤에 따라 차이가 있고 담수 기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지만 밭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작물에 유익한 활동이 무엇이 있을까? 유기물의 분해가 필수적이다.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하여 불필요한 유기물의 집적을 막고, 무기화작용으로 유실되고 분리되어 버리는 양분을 식물이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분자 형태의 질소는 공기 중에 매우 풍부하지만 직접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암모니아와 같은 화합물 형태가 되어야만 식물이 이용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질소의 고정 작용이라고 부르며 질소의 공급이 토양의 비옥도를 향상하는데 매우 중요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대기 중의 질소를 고정하는 생물로는 생활양식에 따라 공생하는 것과 단독적인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단독 생활하는 균류는 주로 토양 유기물을 영양원으로 하지만 생명을 잃게 될 때 분해되어 무기질로 변해 식물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토양에 포함된 유기물 함량이 높고 산소가 잘 공급되어 통기성이 좋다면 토양 반응은 중성을 띠거나 미 산성을 보인다. 토양 온도가 적절해야 하며 수분 함량도 어느 수준 이상이어야 하며 이때 미생물의 활동이 가장 왕성하게 일어난다. 윤작하거나 배수로를 잘 내서 토양 미생물이 한 종류만 번성하지 않도록 종 다양성을 늘려주는 것이 토양 개선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 콩과 작물을 새로운 땅에 키울 때는 생육이 좋았던 밭은 그루 주변의 표토를 조금 퍼와서 새로 심는 땅에 첨가해주는 방법을 쓸 수 있다. 뿌리혹박테리아를 접종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유기물 함량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을 했는데 만약 토양을 보호하지 못하고 침식하게 둔다면? 비가 많이 와서 표면의 토양이 유실되거나 바람에 의해 빈산 되어 지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토양침식이라고 한다. 강우가 원인이 되는 수식과 바람이 원인이 되는 풍식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수식은 다시 빗방울이 표토를 때려서 흩어지게 하는 우적침식과 빗물이 표토를 씻어내리는 서류 침식으로 구별된다. 비옥한 토양은 농업의 기본이 되는데 암석이 풍화되어 토양이 생성되는 속도는 1만년에 30센티미터 정도라고 한다. 토양침식으로 비옥한 표토를 잃게 되는 것은 농업의 기본이 파괴되는 것이다. 경사지에서 농사하는 경우 토양침식의 우려가 더욱 크다. 여러 가지 수단을 써서 토양침식을 방지하는 것을 토양보호라고 하며 지속이 가능한 농업을 위한 중요과제라고 할 수 있다. 수식은 토양의 분산과 유 거로 인해 발생한다. 토양이 분산되지 않으면 유거수가 있어도 토양은 침식되지 않으며 유거수가 없으면 토양이 분산되더라도 침식되지 않는다. 강한 비가 오면 빗방울에 의한 침식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위험 강우가 많은 시기인 여름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빗물이 토양 중으로 잘 스며드는 토양은 침식이 비교적 적다. 입단 화가 잘 형성되어 있어서 물길이 용이하게 나 있는 경우다. 심토의 투수성도 높은 토양은 침식으로 인한 피해가 적다. 경사가 급하면 토양이 불안정하고 유속이 커지므로 침식이 많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다. 경사면이 길면 유거수의 가속도가 커져서 침식이 조장된다. 눈이 많이 내려 적설량이 많거나 식생이 부족하여 뿌리가 흙을 붙들고 있는 힘이 부족하면 토양이 불안정한 경사면에서는 침식에 취약한 상태가 되고 만다.
과수원과 같은 곳에서 깨끗이 밭 전체를 김을 매 주지 않는 대신 목초나 녹비 등을 나무 밑에 가꾸는 재배법을 초생재배라고 한다. 초생재배를 하면 토양침식을 방지할 수 있고 제초하는데 큰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어지면 지력도 증진되는 효과가 있다. 나무 밑의 일부분에는 풀이 없도록 하며 건조가 심할 때는 풀을 베어서 깔아주면 수분을 증발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풀은 목초나 녹비로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고 그늘에 견디며 생육이 강하고 키가 작기 때문에 땅을 덮어주는 역할을 하며 뿌리가 얕은 것을 고른다.
경사가 심한 곳을 개간할 때는 계단식으로 테라스를 구축하도록 한다. 돌 등으로 축대를 쌓아 올리거나 일정한 간격으로 풀 대를 남겨서 자연적으로 계단식을 구성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또한 등고선을 따라 이랑을 만드는 방식을 선택하면 비가 올 때 이랑 사이의 골에 물이 괴어서 유거수가 생기지 않고 토양 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이랑이 무너지지 않으면서 침식을 방지할 수 있다. 짚이나 풀 등으로 토양을 덮으면 침식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작부체계를 또한 합리적으로 구성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피복 작물은 침식을 방지하므로 윤작 체계에 피복작물을 반드시 포함하는 것이 좋다. 밀 같은 작물 사이에 매듭풀 등을 간작하거나 앞 작물과 뒤 작물 사이의 기간에 땅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등 토양 보호를 염두에 둔 작부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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